맥 OS X의 속도 벤치테스트

맥 OS X의 속도 벤치테스트

강백호 0 892 2001.06.27 03:27
맥 OS X 성능, 그 베일을 벗었다!
맥 OS X의 속도 벤치테스트

‘예쁘긴 하지만 속도가...’‘느려터져서 작업이나 제대로 하겠나?’ 현재 제기되고 있는 맥 OS X에 대한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속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맥 OS X은 어떤 작업을 할 때 얼마나 느린 것일까? 여기서는 맥 OS X의 부팅 속도와 파일 복사 속도, 전용 소프트웨어의 처리 속도 등을 테스트해 이 OS의 속도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보기로 하겠다.

글·연종희
프리랜서
이메일 : yjhe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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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사용자라면 누구나 맥 OS X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맥 OS X은 맥의 미래를 환히 밝혀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누구도 모를 일! 이에 여기서는 맥 OS X의 성능, 특히 벌써부터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속도를 직접 테스트해보기로 한다.

테스트 환경

테스트 기종은 512MB의 램을 장착한 파워 맥 G4 733이다. 원래 이 기종에는 한글 맥 OS 9.1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맥 OS X의 클래식 환경을 사용하기 위해 영문 맥 OS(맥 OS ROM 버전을 7.5.1 이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맥 OS X 패키지에 포함된 맥 OS 9.1은 맥 OS ROM 버전이 6.1이어서 사용할 수 없다)로 바꿨다.

부팅 속도

맥 OS 9.1은 재시동한 순간부터 부팅이 시작되어 파인더가 실행될 때까지, 맥 OS X은 재시동한 순간부터 로그인 화면이 나타날 때까지의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는 그래프 1(맥 OS 9.1 : 1분 47초, 맥 OS X : 1분 17초, 맥 OS X에서 클래식 부팅-확장파일 끔 : 11초)과 같다. 즉 맥 OS 9.1에 비해 맥 OS X의 부팅 속도가 약간 더 빠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맥 OS 9.1에 설치된 확장파일을 감안한다면 두 운영체계의 부팅 속도는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되겠다. 참고로 맥 OS X에서 로그인 ID와 암호를 입력한 후 화면이 뜨기까지는 약 12초 정도가 소요되었다.

파일 복사 속도

180MB의 퀵타임 무비 파일과 160.9MB의 폴더(1천5백개의 파일이 들어 있음)를 복사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그래프 2(맥 OS 9.1 : 180MB 파일-12초, 160.9MB 폴더-23초, 맥 OS X : 180MB 파일-13초, 160.9MB 폴더-27초)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테스트에서는 맥 OS 9.1이 좀더 빠른 속도를 보여줬는데, 맥 OS X에서는 복사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디스크나 파일을 다루는 데 있어 불안정한 면도 보였다. 참고로 필자는 테스트시 처음에는 7백96개의 파일이 들어 있는, 880MB의 폴더를 자체 복사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 맥 OS X에서 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에러가 발생해 맥 OS X의 파인더가 재실행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그래서 영문명으로만 된 작은 용량의 폴더로 재측정한 것이다.
한편 필자는 내장 하드디스크를 3개로 파티션하고 하나의 외장 하드디스크를 더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맥 OS X에서 내장 하드디스크의 3번째 볼륨을 열려고 하면 에러가 발생하고 파인더가 재실행되었다. 또한 슬레이브로 연결한 후지쯔 하드디스크의 경우 잘 열리기는 했으나 그 안의 폴더를 열고자 할 때 그 폴더 내에 있는 파일이나 폴더가 한글명일 경우 에러가 발생했다. 이처럼 맥 OS X은 하드디스크나 파일과 관련해 불안정한 면을 다수 보였다. 이것은 맥 OS X 자체가 아직 최적화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테스트한 기종인 파워 맥 G4 733과 맥 OS X이 서로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 문제는 하루빨리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전용 소프트웨어의 처리 속도

현재 애플에서는 맥을 디지털 허브로 만드는 데 있어 필요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iTunes)와 아이무비(iMovie)를 자사 홈페이지(http://www.apple.com)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맥 OS 9.1과 맥 OS X에서 각각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처리 속도를 측정했다.

아이튠즈
아이튠즈를 이용하면 오디오 CD의 트랙을 MP3 파일로 만들어 라이브러리에 보관할 수 있다. 여기서는 아이튠즈의 이 기능을 이용해 하나의 오디오 트랙을 MP3로 인코딩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맥 OS X이 조금 더 빨랐다. 하지만 맥 OS 9.1과의 차이가 너무 미미해 같은 속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아이무비
아이무비에서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미디어를 이용해 크기가 축소되면서 장면이 전환되는 영상(4초)을 렌더링하는 속도와 여러 개의 영상을 단순히 배열해 CD-ROM용 영상(46초 13)으로 익스포트하는 속도, 즉 H.263 코덱으로 압축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맥 OS 9.1에서는 기본으로 설치되는 퀵타임 4.1.2를 5로 업그레이드한 상태에서 테스트했으며, 맥 OS X에서는 퀵타임 5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으므로 그대로 테스트했다. 맥 OS 9.1용 아이무비의 최신 버전은 2.0.3이고 맥 OS X용 아이무비의 최신 버전은 2.1인데, 이 차이 때문인지 2가지 테스트 모두 맥 OS X에서 더 빠르게 나타났다. 특히 크기가 축소되면서 장면이 전환되는 영상을 렌더링하는 속도는 맥 OS X에서 4배 이상 빠르게 나타났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맥 OS X용 아이무비는 퀵타임 5를 제대로 지원하지만 맥 OS 9.1용 아이무비는 퀵타임 5가 아니라 퀵타임 4.1.2에 최적화되어 있어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OS와는 관계없지만 퀵타임 5의 DV 코덱 성능을 살펴보기 위해 타이틀 효과를 준 장면을 그림 파일로 익스포트한 후 타이틀이 있는 장면 부분을 다시 살펴봤는데, 그 결과 텍스트 주변이 매우 깨끗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전의 퀵타임 4.1.2에서는 타이틀을 입력하면 텍스트 주변에 지저분한 노이즈가 많이 생겼었는데, 퀵타임 5에서는 그러한 점이 완전히 개선된 것이다.

포토샵의 Radial Blur
맥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들은 아직 맥 OS X용으로 컨버전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포토샵 역시 아직 맥 OS X용으로 출시되지 않아 이 소프트웨어를 맥 OS X에서 사용하려면 클래식 환경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여기서는 맥 OS 9.1과 맥 OS X의 클래식 환경에서 포토샵 6의 처리 속도를 살펴보기 위해 2,160×1,440의 이미지에 Radial Blur 필터 효과를 처리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그래프 5(맥 OS 9.1 : 1분 59초, 맥 OS X의 클래식 : 2분 2초)에서 알 수 있듯이 맥 OS 9.1가 좀더 빠른 결과를 보였지만 클래식과의 차이는 매우 미미하다.

시네벤치 2000
맥 OS 9.1과 클래식에서의 3D 환경은 어떨까? 우선 맥슨사의 시네벤치 2000을 각각의 OS에서 실행시켜 테스트해보았는데, 맥 OS X의 클래식 환경이 훨씬 느린 결과를 보였다. 특히 오픈 GL의 성능이 느리게 나타났는데, 이는 클래식 환경이 확장파일을 모두 끈 상태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렌더링 속도는 맥 OS 9.1의 경우 16초, 맥 OS X의 클래식의 경우 20초로 나타났다.

시네마 4D 6.3 렌더링 속도
시네벤치 2000과 같은 벤치 테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한 결과는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로, 실제 작업시에는 어느 정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에 여기서는 직접 시네마 4D의 최신 버전인 6.3을 이용해 각각의 OS에서 동일한 파일을 렌더링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처음에는 WaterAlien.c4d라는 파일을 렌더링했는데, 맥 OS 9.1보다 맥 OS X의 클래식 환경에서 약간 더 빠르게 나타났다. 믿기지 않는 결과여서 이번에는 좀더 시간이 걸리는 inv-vol.c4d라는 파일을 렌더링했는데, 역시 클래식 환경에서 좀더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마치며

맥 OS X의 성능을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의 처리 속도로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며, 또한 사용자들이 쉽게 OS를 익힐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직까지 맥 OS X은 베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퀵타임 무비를 재생할 때의 화면을 살펴보면 맥 OS 9.1보다 훨씬 선명한 화면과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시 웹브라우저에 나타나는 텍스트도 매우 깔끔했다. 사용자를 베타 테스터로 만든 애플의 정책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앞으로 최적화되어 갈 맥 OS X의 모습은 기대할 만하다고 본다.




◈ 강백호 ─ 맥마당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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