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교육평가판에 대한 단상...

Re..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교육평가판에 대한 단상...

누구게 0 296 2000.08.24 19:27
> 안녕하십니까? 잠못이루는 밤입니다.
> 아직 대학생의 몸이라, 공부하고 싶은 것은 많고...
> 배움의 길은 정말 끝이 없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 아닌게 아니라, 요즘에는 모든것이 디지털화 되어서 컴퓨터의 툴 없이는
> 무능해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현실이군요...
> 아, 이 얘기가 아니라...

> "의견"을 올리려고요...
> 저도 얼마전에 프로그램 관련 질문을 올려서 해결은 했지만,
> 이후로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데요...
> 툴은 필요하고, 구하기는 어렵고...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 그렇지만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것에 대한 답변을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와레즈사이트도 아니고)
>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직접 개인적인 메일로 해결하는 게 무난할 것 같은데요...
> 게시하지 말고...
> 걱정되서 올립니다.

제가 너무 경솔하게 편리한대로 잠못이루는밤님을 끌어들인 점을 사과드립니다. 여쭤보고 했어야 하는 건데...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시겠죠?

제가 처음으로 여기 토넷 맥게시판에 교육평가판;-) 유통 뉴스그룹에 대한 소개를 올렸을 때 소위 교육평가판에 대한 제 생각과 법적인 관점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 게시판을 몇 달 보니까 예상대로 많은 분들이 아직 학생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중의 몇 몇 분들은 전공과 관련해서 맥으로 작업을 하고 계시고요.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조차 학생들에게는 무료 혹은 무료에 가까운 소프트웨어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것이 지금의 골이 띵하게 복잡한 법적 절차 때문에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지 못 한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지금 미국의 어느 대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이 도시에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손꼽는 명문 대학교가 둘이나 있습니다. 둘 다 아주 큰 학교입니다. 그런데 이 중 한 학교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MS Office를 학생들에게 무료에 가깝게 배급하고 있다는 거 아십니까? (5 불) 물론 이 학교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일하게 될 것이고 학교 다니면서 MS Office를 썼던 학생들이 계속 MS Office를 선호할 것을 기대하는 마케팅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지원이 다른 작은 대학에는 없습니다. 이런 지원이 제도화가 안 되어 있다는 거지요. 이런 상황에서 다른 작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MS Office의 불법 복제본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법적으로 따지자면 불법일지 모르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상품이 생산도구일 경우에 그 비용은 전 사회적 관점에서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결국 그런 조정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좌파적 시각으로 약간 확장하면 소비재의 가격도 소비자의 구매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꼬이는 게 많아서 이런 조정이 이상적으로 적용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멉니다. 현재 시장에서 독점적인 소프트웨어들은 아시다시피 터무니없는 값을 받는 것들이 많습니다. 상품의 가격은 비용측면에서 정해질 수도 있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결국 좌우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중학교에서 이미 배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그림처럼 적용되는 시장이란 교과서 안에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자가 먹고 살 수 있는 겁니다. 이러한 왜곡된 시장은 사회적 생산성을 저해하고 비용을 증가시키며 결국 사회성원들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래서 전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이러한 시장왜곡을 조정하는 법들이 만들어져 온 것입니다. 그런데 투자가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투자가들의 시각에서는 전체 사회의 생산성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투자가 단시간에 최대의 이윤을 올리는 것을 추구합니다. 멀리 보면 사실 무덤을 파는 일입니다. 어쨌든, 이들은 경제적 힘을 휘둘러서 이런 전 사회적 효율향상을 위한 법들을 공격해 왔고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양쪽의 힘겨루기의 균형점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보시다시피 그 균형이 오른쪽으로 하염없이 이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MS는 생산비용과 무관하게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하면서 투자자(가장 큰 투자자는 빌 게이츠 자신)들을 행복하게 해 줬지요.

저는 소크라테스가 될 생각은 없습니다. 법보다는 법정신이 중요하고, 법정신보다도 진리가 중요한 법입니다. 진리까지 들먹거릴 것까진 없었는데... 하여간에 저는 경제적으로 특정 소프트웨어를 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사회적 생산 참여를 위해서 그것이 필요하다면 쓸 수 있게 되는 것을 지지합니다. 또 MS가 거의 완전히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극히 바람직하지 않고 일단 그 대안으로서 맥이 더 보급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윈도우즈용 프로그램 해적판은 얼마나 많이 사용됩니까? 맥사용자에게 더욱 많은 해적판이 공급되어야 한다고 외칩니다!!! 헤헤... 하드웨어는 그 하나하나가 생산비용이 들지만 소프트웨어는 다른 것이, 불법판 안 쓰면 어차피 안 살 사람이 불법판 쓴다면 그건 소프트웨어 회사 쪽 기회이윤의 상실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게시판에서 문제삼고 싶은 것은 밥값하느라 애쓰는 소프트웨어 회사 법률팀의 타겟이 안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일단은 법적으로 걸고 넘어질 요소가 없어야 할 것이고, 둘째로는 되도록 눈에 띄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의 법률팀이 법윤리 교육팀은 아니기 때문에 눈에 띄지도 않는 구석의 게시판 뒤지면서 털어봐야 배상금도 못 낼 사람들 고소하느라고 고급(?)인력을 낭비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시대에 법은 아주 시대에 뒤쳐져 있어서 그리 단순하게 뭐는 합법, 뭐는 불법하는 선을 딱 긋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판례를 보면... 그 사이트에 불법 복제판이나 등록암호를 직접 게시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어디 있다고 정보를 주는 것은 아직까지는 문제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MS가 우리나라 회사에 돌아다니며 남의 회사 컴퓨터를 뒤져 보겠다는 해괴망칙한 요구를 했다지만 여기 게시판에 누가 불법 복제본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영장 발부받아 집에 쳐들어 갈 것 같진 않습니다.

여기 자료실에 상용 프로그램 올려달라는 건 물론 심한 소원입니다. 그리고 제가 전에 그런 요구들에 대해서 뭐락했던 건, 여기 팁게시판과 자료실에 상시적인 교육평가판 인터넷 배급경로를 이용하는 방법과 도구가 제공되고 있는데도 그걸 해 보지도 않고 게으르게 클릭하나로 낼름 받아 먹겠다는 건 도둑놈 심보(?)라고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상시 배급 통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는 사람 찾아 하나하나 얻는 것보다 쉽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겁니다. 허나, 주위에서 직접 얻을 수 있으면 뭐 안 될 거 없지요. 누가 뭐 구하니 이메일 해 달라는 글 올렸다고 이 게시판이 죄를 짓는 건 아니니 그건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렇게 구하는 것보다 그냥 인터넷 상시 배급경로를 통해 꾸준히 모으는 것이 백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상용프로그램을 자료실에 올려달라는 요구는 하지도 말고 올리지도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문제의 "소지"가 있을 만한 자료는 되도록이면 이름을 한글 발음으로 (약간의 사투리와 틀린 맞춤법도 섞어서) 써서 올리는 것이 혹시 인터넷에 기어다닐지도 모를 로봇을 장님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제가 퍼 온 그 뉴스그룹의 소개서에 보면 이 똑같은 문제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데, 어떤 멤버는 그러더군요... "거, 그런 거 너무 신경 안 써도 괜찮아, 어차피 이 뉴스그룹은 거대한 바닷가 갯펄에 있는 웅덩이도 안 되거든..." 글쎄, 제가 보기에는 웅덩이보다는 좀 큰 거 같은데...

잠못이루는밤님께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리고요, 가지고 계신 거 있으면 불쌍한 학생들에게 많이많이 나눠주세요. 그럼 안녕히...

◈ s94 ─ 구구절절이 옳으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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