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평가] 캐슬우드 ORB 드라이브

[하드웨어평가] 캐슬우드 ORB 드라이브

누구게 0 2,664 2000.06.16 03:11
이제 캐슬우드 사의 ORB 드라이브를 쓴 지 1 년이 다 되어 갑니다.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저는 이 드라이브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샀고, 초기 제품의 문제 때문에 골탕을 먹기도 했지만 지난 1 년이 지나는 사이에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해결되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보고서를 쓰게 된 직접적 계기는 최근에 업데이트된 아이오메가 사의 재즈 드라이브 때문입니다. 그 동안 아이오메가 사는 뛰어난 "기술", 그러나 과학기술이 아니라 마켓팅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장악에 성공한 후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하면서 소비자들을 빨아먹어 왔습니다. 최근에 아이오메가는 재즈 드라이브의 새 제품을 출시했는데... 바뀐 게 딱 하나 있습니다. 플라스틱 껍데기입니다. 내용물, 가격, 하나도 안 바뀌었습니다. 이 사실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아이오메가의 마켓팅에 놀아나고 있든지, 아니면 캐슬우드 사의 마켓팅이 정말로 형편없다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캐슬우드의 마켓팅을 보면 내가 해도 저보다 낫겠다 싶을 정도이긴 합니다.

몇 해 전 아이오메가에 패퇴당했던 사이퀘스트 사의 설립자가 재기(?)하여 세운 캐슬우드 사가 일 년 전에 ORB 드라이브라는 재즈와 비슷한 용량에 약간 나은 속도를 가진 제품을 시장에 내 놓았습니다. 그런데 "쇼킹"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격입니다. 제원 상으로 재즈를 능가하는 이 드라이브의 가격은 재즈의 절반 이하 (지금은 좀 올려서 200 불이 넘지만 당시에 저는 170 불 주고 샀음.) 이고 디스크는 재즈의 1/3 가격에 불과합니다. 이 제품군에서 사실 드라이브 자체의 가격보다 디스크의 가격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20 ~ 30 %도 아니고 1/3 가격이라면 게임 끝난 거지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재즈 디스크 가격은 좀 내려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재즈 디스크 가격은 일 년 전 그대로입니다. 대단합니다. 뭐가? 아이오메가의 마켓팅이? 소비자들의 무지함이?

물론 신뢰도는 가격만큼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즈의 신뢰도는 다 아시다시피 벌벌 떨 수준은 아니라 해도 중요한 파일을 재즈 하나에 넣어 놓고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준이 안 된다는 건 다 아실 겁니다. ORB 드라이브는 초기에 좀 무시무시한 수준이긴 했습니다만, 그게 기초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최종 마무리가 부족한 데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평가는 기초기술로 보면 ORB가 재즈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170 불 주고 산 후에 디스크를 세 개 썼었는데, 세 개 다 어느 순간에 완전히 맛이 가서 드라이브 자체와 디스크 전부 완전 교환을 했습니다. 바꿔 준 드라이브는 초기 제품이 아니라 업데이트 된 것으로 많은 문제점들이 고쳐졌고, 문제가 많던 드라이버와 디스크 툴도 아직 완성 단계라고 볼 수 없지만 이제 최소한 안정된 단계에 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ORB가 재즈보다 더 신뢰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저는 디스크가 8 개 있고 지난 몇 달 동안 모두 정상입니다. 아직 디스크 툴에 설계되어 있는 로우레벨 포맷은 안 됩니다. 이게 되어야 완성 단계에 왔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오메가는 이걸 보고만 있었느냐? 물론 아이오메가도 똑같은 기술을 내부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ORB 드라이브의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IBM 특허의 하드드라이브 기술을 그대로 가져 온 것이라고 합니다. (MR Head) 문제는 이걸 Removable 드라이브에 적용시키는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아이오메가가 이 기술로 만든 드라이브를 시장에 못 내놓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성공을 못 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물론 현재의 재즈 드라이브로 돈 잘 벌고 있으니까 그럴 지도 모르지만요.

그러면 이렇게 싸고 좋은 제품이 재즈를 시장에서 몰아내지 못 하는 이유가 뭘까요? 시장에서 몰아내기는 커녕 재즈 디스크 가격을 일 년 전에서 1 불도 못 끌어 내렸습니다. 우선은 캐슬우드 사의 마켓팅이 너무 형편없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가난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ORB 드라이브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새 기술에 더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조사를 해서 구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 회사나 가정에서는 "브랜드 네임"이 아주 중요합니다. 캐슬우드 사는 사실상 일반 광고를 전혀 안 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그런 게 있다는 건 알아야 사든지 말든지 하죠... 너무 가격과 성능의 우위를 꽉 믿고 있는 건지... 회사 이름이나 로고도 아이오메가와 비교하면 정말 촌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아이오메가", 이름만 들어도 멋지지 않습니까? 캐슬우드의 로고도 가관입니다. 아이오메가 로고는 정말 예술입니다.

둘째 이유는 호환성입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출력소나 기타 회사 환경에서 재즈는 다 제공이 되지만 ORB는 없습니다. 이건 이해할 만하다고 하겠습니다. 꽤 오랜 기간 동안 재즈는 경쟁자가 없었습니다.

신뢰성만으로 따지자면 MO 드라이브를 능가하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저는 한 동안 용량이 작고 느린 MO 드라이브를 도대체 누가 사서 쓸까 의심스러워 했는데, ORB를 쓰던 초기에 디스크 세 장을 날리고 보니 왜 MO가 필요할 지 알겠더군요.

ORB를 초기부터 써 보고 문제도 겪어 본 사용자로서, 그리고 그런 문제 때문에 사용자 그룹의 평가에 대해서 많은 조사를 해 본 사람으로서, 이제 ORB가 성능, 신뢰성 모든 면에서 재즈를 능가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격은... 절반도 안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ORB 드라이브가 얼마나 보급이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아이오메가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ORB 드라이브가 많이 보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캐슬우드와 아무런 공적, 사적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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