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스톰(Ice Storm) 이 안(Ang Lee) 감독 / 1997 / 미국 / 112분
공식 사이트
http://www.foxsearchlight.com/ice/
OCN에서 25일날 아이스스톰을 해준다는 얘길듣고
그때나 볼까 생각중이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영화마을에서 이 비디오를 찾아버린것이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야 빌려왔다.
왜냐면 이 영화의 대충 줄거리를 인터넷에서 보니
우울해질거 같아서..그다지 보고싶지가 않았다.
잔잔하다거나 감동적인건 좋지만 우울한 영화는 좀...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이나 만화나 상황에 잘 빠져드는 편이라.
게다가 아메리칸 뷰티가 이 영화와 아주 흡사하다는 평을 읽고는
더더욱.. 아메리칸 뷰티는 몇번인가 빌려와서 조금보다가
그냥 갔다줬었다.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 새벽에 아이스 스톰을 봤다.
제목으로만 보면 왠지 액션영화일것 같다 ^^;
무슨무슨 스톰 으로 끝나는 액션영화들이 떠올라서인지..
도대체 아이스스톰이 뭐지?
하고 찾아보니

아이스 스톰 (ice storm)
착빙성 악천후, 착빙(glaze)을 일으키는 폭풍우.
내린 비가 그대로 세상 모든걸 얼어붙게 만드는 폭풍우를 말한다
제목으로 이 영화의 느낌을 그대로 말해준다.
온통 얼음으로 얼어붙어버린 듯한 세상.
차가워져 있는 사람들.
따뜻한 기온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그런.
김진의 '어떤새들은...'이 떠올랐다.
우리나라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디오가게 어딘가에 있을것)
감독이나 출연진을 보면 아주..화려하다.

감독은 와호장룡으로 알려진 '이안'감독이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 음식남녀, 결혼피로연..등등
대표작중엔 당당히 아이스 스톰도 끼어있다.
영화의 주축이 되는 두 콩가루 집안을 보자면
벤(케빈 클라인)과 엘레나(조안 앨런)부부와
그의 자녀들 아들 폴(토비 맥과이어) 딸 웬디(크리스티나 리치)
케빈 클라인은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인앤아웃
조안앨런은 어디서 봤나 했더니 페이스오프의 그 지적인 아줌마였다.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
크리스티나 리치... 아담스 패밀리,슬리피 할로우 등등..굳이말이 필요없는.
이웃의
짐(제이미 셰리단)과 제이니(시고니 위버) 부부와
아들 마이키(일라이자 우드)와 샌디(아담 핸 버드)
아담 핸 버드는 천재소년 테이트에서 봤던 귀여운 소년.

이 영화는 아이스 스톰으로 얼어붙은 전철이 다시 움직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천천히 얼음을 깨고 어둠속에서 전철이 움직이면서

아래로는 주인공 이름의 자막들이 추운날 입김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어두운 전철안의 폴(토비 맥과이어)의 얼굴이 보이면서
그의 나레이션이 흘러나온다.
폴은 손에 들고있던 잡지의 만화를 보며 그 내용을 이렇게 말한다.

"만화 <판타스틱 포>의 1973년 11월 141호에서 리드 리쳐즈는 반물질로 아들을 쏜다.
아들이 괴물이 됐기 때문이다.
다른 슈퍼맨들과는 달리 이 슈퍼맨들은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힘이 셀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것이 이 만화의 주제다.
가족은 자신의 반물질이다.
가족은 공허의 시작이자 죽은 뒤 돌아가는 곳이다.
우스운 것은 가족들이 서로가 가까워지려고 할 수록 공허감은 더 커진다는 사실이다."

전철이 역에 도착하고 날은 밝아있고
벤 부부와 여동생 웬디가 마중나와있는 것을 보고 폴은 웃어보인다.
이 장면은 마지막에서 다시 반복된다.


코네티컷주 뉴 캐넌, 1973년. 벤 가족은 추수감사절 준비를 한다.
벤 후드와 아내 엘레나는 최근 사이가 좀 벌어졌지만

벤

엘레나
뉴욕의 사립학교에서 돌아올 아들 폴과 딸 웬디를 위해 평소대로 명절 준비를 서두른다.
벤은 이웃의 제이니와 바람을 피우고 있고 엘레나는 대충 눈치를 채고있다.

제이니
벤의 딸 웬디와 제이니의 아들 마이키는 자주 만나는 친구이다.
키스를 한다거나 티비를 본다거나..등등.
마이키의 동생 샌디는 웬디를 짝사랑하고 있다.


웬디(크리스티나 리치)는 마이키를 상대로 성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는 하지만,
열네살의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게 워터게이트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냉소적인 사춘기 소녀다.

마이키의 동생 샌디(아담 핸 버드)
이녀석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없다.
웬디의 바짓속을 몰래 훔쳐보고 장난감 비행기를 폭파시키고(불에 태우고)
군인 인형을 교수형 시킨다 --;
이 두 가족은 이상하게 얽혀있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것 같지만 몰래 바람을 피우고
아이들 역시 나름대로의 갈등이 있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단란한 가족처럼 보이던 모습의 실체는
아슬아슬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챈 엘레나는 모처럼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어느 상점에 들어가 립스틱을 몰래 주머니속에 넣고 나오다 들킨다.
그전에 그녀의 딸 웬디 역시 그 곳에서 껌을 슬쩍 집어넣는 모습이 나온다.
어느날 아무렇지도 않게 제이니와 밀회를 나누러 집으로 찾아간 벤은
딸 웬디와 마이키가 섹스를 시도하려는 모습을 보게된다.
(별일은 없었다.)
벤은 바람피러 온 주제에 자기 딸과 제이니의 아들에게
열네살에 순결을 잃으려 하냐고 큰소리로 호통을 친다.
참 아이러니하다.

마이키(일라이자 우드)는 기하학, 분자 이런것들에 관심이 많다.
동갑내기 웬디보다는 훨씬 순진한것 같다.
"분자는 우리를 세상과 연결해 준다.우린 그냥 냄새를 맡는게 아니다.
냄새 역시 분자에서 파생된다.
냄새를 맡는건 먹는 것과 같다.
의식적으로 먹지 않아도 몸 속에 파고든다
다른 사람이 쓰고 난 화장실에서
우린 어떤 분자를 먹게 될까?"
수업시간에 이런 엉뚱한 발표를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집에 온 아버지 짐에게 냉담한 모습을 보이자
짐은 제이니에게 마이키가 이상한것 같다고 말한다.
제이니 역시 쌀쌀맞게 걘 날때부터 이상했다고 대답해버린다.
집에 돌아간 웬디는 기분이 상해 저녁도 먹지않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켠다.
티비에선 아이스 스톰의 경보를 알리는 일기예보가 화제다.
벤은 제이니의 집에 갔다가 웬디가 이상한 짓을 하려 했다는 얘길
자랑삼아 하지만 엘레나는 벤이 왜 그집에 갔는지가 신경이 쓰이고
결국은 벤의 외도에 대해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해 다투고 만다.
얼음같이 찬비가 내리던 그날밤,
폴은 폭풍 경보를 무릅쓰고 애인으로 점찍어둔 리베트를 찾아간다.
거기엔 이미 친구 프랜시스가 와 있다.
둘 사이을 망쳐놓으려고 폴은 프랜시스에게 수면제를 준다.

그러나 리베트가 자기도 먹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계획은 틀어지고 두 사람 다 곯아 떨어진다.
폴은 거기서 더이상 어쩌지 않고 막차를 타려고 서둘러 돌아간다.
엘레나와 벤은 다툰 상태지만 이미 초대받은 이웃의 파티에 참석한다.
알고 보니 그것은 '아내 바꾸기' 행사다.
엘레나는 벤이 계획적으로 제이니와 잠자리를 하려고 이 파티에 왔다며
분노하지만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며 벤의 차열쇠를 가지고 들어간다.
1960년대 말부터 배우자를 바꿔 하룻밤을 즐기는 것을 지칭하게 되었다.
1970년대에는 중산층 사이에 ‘키 파티’(Key Party)가 유행하면서 스와핑이
또 다른 성문화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벤은 술에 취하고, 여자들은 자동차 열쇠를 뽑아 그날 밤의 파트너를 정한다.
심지어 아들을 데리고 온 부인도 있다.--; 정말 콩가루다.
침대에서 말도 없이 사라졌던 제이니에게 어찌된거냐고 벤은 묻지만
한두번으로 자기를 구속하려고 하지 말라며 쌀쌀맞게 등을 돌려버린다.
제이니가 젊은 남자와 짝이 되어 나갈 때 벤은 취기로 제이니를 잡는 바보짓을 저지른다.
파티에 온 부인들은 웃으며 차열쇠를 하나씩 뽑아 사라져가고
마지막엔 엘레나와 제이니의 남편 짐만이 남아있다.
짐은 허탈해하며 이런게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엘레나는 자기가 이 열쇠를 뽑겠다고 하고 같이 그곳을 나간다
벤은 그집의 화장실에 술에취해 쓰러져 있고.
양쪽집의 부모님들이 다 파티에 가고 없는것을 안 마이키는 웬디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많이 혼나지 않았느냐고
그리고 같이 아이스 스톰을 보자고 제안한다.
마이키는 웬디를 데리러 찬비속을 뚫고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길이 엇갈렸는지 웬디는 마이키의 집에 도착하고
혼자 있는 샌디와 이야기를 하다가 발가벗은 채로 둘은 함께 잠을 잔다.
(여기서도 별일은 없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 길도 얼어붙고
나무에도 전깃줄에도 주렁주렁 얼음이 매달려 바람이 불때마다 딸랑거리며 소리를 낸다.
양쪽집의 부부들은 키파티의 밤을 보내고 있고
웬디는 샌디와 잠들어 있다.
마이키는 웬디와의 약속도 잊은듯 거리의 풍경에 취해
비를 맞으며 신나게 돌아다닌다.
이제 무슨일인가 벌어지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
곪아서 터지기 직전의 상황처럼 누구라도 여기서 뭔가
사건이 터질거라는걸 알수 있다.
말도 안되는 상황들, 미친듯한 날씨.
마음속 깊이 자신을 꽁꽁 감춰버린 사람들.
계속 깔려있는 잔잔한 음악도(영화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 차분함이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일찍 끝난건지? 조용히 집에 돌아온 제이니는
파티복을 벗지도 않고 그대로 침대위에 이불을 감고 몸을 웅크린다.
짐과 엘레나는 길이 얼어 차에서 내려 힘들게 집으로 향하고 있고...

"추우면 분자의 움직임이 멈춰서
숨을 쉬어도 아무것도 흡수되지 않아
분자가 멈췄으니까 깨끗할 거야."
거리에 위태롭게 남은 마이키.
도로로 걸어내려와 얼음들이 매달려 있는 전선을
가드레일에 기대어 신비롭다는 듯 바라본다.
그때 불꽃을 내며 선이 춤추기 시작하고
가드레일에 전선이 닿자 마이키는 감전되어 그대로 쓰러진다

집으로 돌아가던 벤은 마이키의 시체를 발견하고 제이니의 집으로 데려간다.
짐과 함께 도착해 있던 엘레나
그리고 샌디와 잠들어있던 웬디도
두가족은 함께 제이니의 집에서 마이키의 죽음을 맞이한다.




여기서 다시 맨 처음의 장면으로 돌아간다.
멈췄던 전철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폴은 다시 만화잡지를 집어들며 안심한다.
역에 도착하니 날은 밝아있고 가족들 모두 마중을 나와있다.

처음엔 아무 문제도 없던것처럼 보였지만
이제 전혀 다른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간밤의 비극을 전혀 모르는, 그외의 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 폴은 가족들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차안에서 묘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해 하는 폴
웬디의 눈가는 눈물이 맺혀있고
자동차 거울로 자신을 응시하던 벤은 울음을 터뜨린다.

*
어제 새벽에 이 영화를보고
세시간 넘게 잠을못자고 뒤척거렸답니다.
삶이란...
안전한 길만 고집할 순 없다.
미지의 세계로의 문은 늘 열려 있다
하지만 그 문을 잘못 통과하면
죽을 수도 있다
가끔 꿈에서 그 문 앞에 서 있으면
죽은 이나 갓 태어난 이들이
밤새 당신 곁을 지나쳐 간다.
아침에 깨어나야
당신은 살아있는 것이다.
-아이스 스톰에서
딴지일보의 <아메리칸 뷰티> vs <아이스 스톰> 보기
http://www.ddanzi.com/ddanziilbo/30/30_m61.html
kesan 10/14[15:12]
절마가 프로도인가요?
요세미티 10/14[17:37]
절마?ㅎㅎㅎ 네 ^^
집나온moxnox (

) 10/14[23:36]
크리스티나 리치하면 저는 캐스퍼와 아담스패밀리의 이미지가 많이남아
있는배우인데...^^;;;
이영화 아이스스톰부터(???)성인쪽 연기를 시작한거 같아요^^;;;(하지만
극중에서 15살이었던가?)
이배우의 최근작은 슬리피할로우와 작년에 나온 블레스터 차일드가 있습
니다...
사족으로...제생각에는 이영화는 홍보가 실패했던거 같아요...제생각이
맞다면 스와핑을 부각하면서 홍보했던것이 기억나네요...
집나온moxnox (

) 10/14[23:40]
앗...오타...블레스 더 차일드입니다...
히야미 10/15[21:52]
요세미티님~ 질문이 있는데여~~~~~
오늘 이글을 읽고 비됴방에 아이스 스톰을 보러갔었는데~엄따고하더군
여~~~질문은 이게 아니구여~
그래서 오늘 얼마전에 얘기하신 수어싸이드 킹을 보았어염~
물론 좋았구염~ 그런데여 궁금한점은여~ 거기에 '에이버리'로 나오는사
람 누군가여? 낯이 많이 익던데~~
전 지금도 혹시 E.T에 나와떤 엘리엇이 아닌가 가물가물하고이떠염
제가 E.T를 무쟈게 좋아하거덩여?
근데 아무리 확인할려 여기저기 돌다녀봐도 알뚜가 엄떠서 일케 장황하
게 질문하게되또염 (전 궁금한건 몬참아소리~~~)ㅈㅅ
일케 무례를 무릎쓰고 질문합니당~
요세미티 10/16[12:21]
맞아요! ^^ 이티에서 나왔던 헨리 토마스에요 ^^
예리하시네요~*
히야미 10/16[13:31]
마꾸나~ ^^ 감사합니당~요세미티님~~~ 우와~ 인제 속이 후련하당~